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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Impact Bond Magazine

사회적금융과 법 이야기 4

[소셜임팩트본드 매거진 2018년 4월호]

 

SIB 활성화를 위해 변화가 필요한 법과 제도 – ② 단년도 예산 제도의 한계 下

 
 
단년도 예산제도의 한계 극복을 위한 검토과정

서울시와 팬임팩트코리아가 SIB의 사회성과보상계약을 추진하면서 단년도 예산제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려한 것은 ① 채무부담행위(「지방재정법」 제44조 제1항), ② 조례에 따른 채무부담행위(「지방재정법」 제44조 제1항 제1호), ③ 예산 외의 의무부담(「지방자치법」 제39조 제1항 제8호)이었다.

서울시에서 SIB 추진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적 여건을 모색하면서, 앞으로 있을 다른 사업들을 위해서라도 SIB에 적합한 장기간의 사업이 가능한 방식을 찾고자 노력했다.

최종적으로 조례에 사회성과보상계약 체결의 근거를 두고 ‘예산 외의 의무부담’으로 의회의 의결을 받는 현재의 방식을 택하기까지는 아래와 같은 검토의 과정이 있었다.
 
1. 채무부담행위

지방재정법은 단년도 예산제도의 예외로 계속비 외에 ‘채무부담행위’를 두고 있다. 채무부담행위와 지출이 회계연도를 달리하여 이루어지는 경우, 채무부담행위 시에 미리 예산으로 지방의회의 의결을 얻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지방재정법 제44조 제1항).

채무부담행위에 대한 의회의 의결은 채무를 부담할 권한만을 부여하는 것이므로, 채무부담과 관련한 지출에 대해서는 다시 의회의 의결을 얻어야 한다. 다만, 일단 ‘채무부담행위’로서 의회의 의결을 얻어두면 의회는 다음연도 이후에는 정부의 동의 없이 그에 관한 예산을 임의로 삭감할 수 없다.

다년간의 사업을 위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지만 SIB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우선, ‘채무부담행위’는 채무금액이 확정되어 있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에 반해 SIB는 성과에 따라 정부가 지급하여야 할 금액이 달라진다. 이와 같은 성과보상의 유연성은 SIB의 장점이자 본질이기도 한데 ‘채무부담행위’로 할 경우 이런 장점을 살리기가 어렵다. 기존의 ‘채무부담행위’대로라면 최대 성과보상금액을 예산에 반영하게 될 텐데, 이 경우 채무부담비율이나 예산을 불용처리하게 될 가능성이 SIB사업을 추진하고자하는 지방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뿐만 아니라 「지방재정법」은 「국가재정법」과 달리 채무부담행위를 한 이후 적어도 2년 이내에 지출을 하도록 제한하고 있어 지방정부는 ‘채무부담행위’에 의하더라도 장기간의 사업이 불가능하다(지방재정법 제44조 제5항 참조).

2. 조례에 따른 채무부담행위

위와 같이 미리 예산으로 의결을 얻어야 하고, 지출이 2년 이내로 제한되는 채무부담행위 대안으로 사회성과보상사업에 관한 법령이나 조례를 만드는 것을 고려해보았다.

법령이나 조례에 따른 것일 경우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예외가 인정되기 때문이다(지방재정법 제44조 제1항 제1호). 법령이나 조례를 제정할 때 이미 해당 법령이나 조례에서 규율하고 있는 행위에 관한 의회의 승인을 거치게 된다는 점을 헤아린 것이다.

그러나 채무부담행위에 대한 의회 승인의 예외를 규정한 지방재정법 제44조 제1항 제1호가 포괄적인 조례까지 포함하는 지에 대하여 이견이 있었다. 개별적인 사업에 대한 조례가 아닌 SIB 일반을 규율하는 내용의 조례를 근거로 의회의 의결을 회피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의회의 예산안 심의‧의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었다.

당시 제정하려던 조례는 서울시 1호 SIB사업만이 아닌 후속사업도 가능한 SIB의 일반적인 체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고, 이와 같이 포괄적인 내용의 조례를 근거로 의회의 승인을 거치지 않는 것이 가능한 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3. 예산 외 의무부담

사업 기간의 탄력성을 확보하면서도 의회의 의결권을 존중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검토한 것은 ‘예산 외 의무부담(지방자치법 제39조 제1항 제8호)’이었다.

‘예산 외 의무부담’이란, 협약을 체결하는 시점에서는 의무부담의 내용 및 금액을 구체적으로 예상할 수 없어 미리 예산으로 편성하여 지방의회의 의결을 받기는 어렵지만, 결국은 세출예산에서 집행되어야 할 의무로서 지방재정의 부담과 비재정적인 의무부담을 포괄하는 행위를 말한다(법제처 법령해석 09-0192).

‘예산 외 의무부담’은 ‘채무부담행위’와 달리 예산으로 의결을 받는 것도 아니고, 지출기간의 제한도 없다. 따라서 사회성과보상계약이 ‘예산 외의 의무부담’의 개념에 해당한다면 SIB의 본래 취지를 살려 운용하기에 가장 적합할 것으로 사료되었다.

사회성과보상계약은 법제처가 제시한 ‘예산 외 의무부담’의 필수적 개념요소를 갖추고 있다. SIB는 사업이 실패하면 지방정부가 성과보상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성공하면 성과지표 달성 정도에 따라 보상금액이 달라진다. 즉, 사회성과보상계약을 체결하는 시점에는 의무부담의 금액을 구체적으로 예상할 수 없어 미리 예산으로 편성하여 지방의회의 의결을 받기 어렵다.

만약 사업이 성공할 경우 보상금은 세출예산에서 집행되어야 한다. 물론 기금이 조성되어 이를 성과보상재원으로 삼을 수 있게 된 경우에는 세출예산에서 집행할 필요가 없겠지만, 기금으로 성과보상할 경우 의회의 심의‧의결권은 문제되지 않는다.

 
 
서울특별시 SIB의 사례

결론적으로 서울시 1호 SIB는 서울시 예산과의 자문과 조례제정 TFT의 논의를 거쳐 서울시 조례에 계약체결의 근거를 둔 ‘예산 외 의무부담’의 방식으로 추진하였고, 현 제도하에서 나름대로 SIB의 본질을 살려서 운영하기에 가장 적합하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서울특별시 예산과는 “조례에 재정에 관한 약정 체결 근거를 두고, 개별 사업 및 총괄기관 선정 후 (예산 외 의무부담에 관한) 의회동의안 의결을 득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사료”된다는 의견을 주었다.

서울시 예산과의 의견을 참고하여 제정된 「서울특별시 사회성과보상사업 운영 조례」(이하 ‘서울시조례’)는 시장이 보상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시의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였다(서울시조례 제6조 제1항). 더불어 보상계약에 따른 성과보상금을 지급년도 예산에 반영하도록 함으로써 성과보상금 지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였다(서울시조례 제10조).

참고로 처음 제정된 조례는 성과보상을 “세출예산”에 반영하도록 했었다. 그러나 세출예산만이 아니라 기금도 성과보상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세출예산”을 “지급년도 예산”으로 개정하였다.

위 조례에 따라 서울시는 ‘예산 외 의무부담’에 관한 시의회의 동의를 얻은 후 운영기관과 사회성과보상계약을 체결하였다.

 

참조조문

서울특별시 사회성과보상사업 운영 조례

제6조(보상사업의 동의) ① 시장은 보상계약을 체결하기에 이전에 서울특별시의회(이하 “시의회”라 한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제10조(성과보상) 시장은 보상계약이 정한 바에 따라 운영기관에 지급하여야 할 성과보상을 지급년도 예산에 반영한다.

 
작성 : 김지선(변호사)
팬임팩트코리아 / 사회성과보상사업 지방정부협의회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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