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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Impact Bond Magazine

인터뷰 : 자본시장연구원 김갑래 박사

[소셜임팩트본드 매거진 2018년 2월호]

 
자본시장연구원 김갑래 박사 인터뷰 – 자본시장을 통한 사회문제의 해결을 논하다

2018년 1월 16일 자본시장연구원 9층 회의실에서 김갑래 박사님을 만났다. 2014년 1월, 서울시의원, 서울시 기획조정실 및 경제진흥실 실무자, 팬임팩트코리아 대표 등과 함께 ‘서울특별시 사회성과보상사업 운영 조례’ 제정 TF에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하셨던 박사님께 당시 경험을 공유해주길 부탁했다.

“여러 전문가들이 모여 SIB 조례를 제정하기 위해 많은 협의를 했다. 당시 SIB 도입에 가장 큰 걸림돌은 회계연도 독립의 원칙이었다. SIB는 보통 복수년도에 걸쳐 사업을 수행하도록 되어 있다. 게다가 운영기관과 수행기관이 따로 존재하고 운영기관이 정부를 상대로 한 계약주체가 되어 민간 수행기관의 자율성을 보장해주도록 해야 하는데, 기존 법률에 의하면 지방정부가 이런 구조의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어려웠다.”

위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SIB 조례 제정 TF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던 것은 기금방식이었다. 영국의 첫 SIB 사업도 복권기금을 활용하여 성과보상을 하였고, 미국에서도 기금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영국은 민간은행 출자금과 휴면예금을 기반으로 한 빅소사이어티캐피탈(Big Society Capital) 같은 모태펀드를 조성하여 다양한 SIB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가 이런 성격의 기금을 운영해본 적이 없었고, 지방의회가 직접 사업마다 건별로 동의를 하고 싶어 해서 무산되었다. 그러나 앞으로도 SIB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보상재원이 되는 기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2016년 SIB 국제행사에 참석한 김갑래 박사>

 

‘사회성과연계채권’이라는 국문명칭을 제안한 이유는 경제적 실질과 기존 법적 용어와의 정합성을 고려한 것

현재 국내에서 SIB의 국문명칭으로 통용되는 ‘사회성과연계채권’은 김갑래 박사가 2012년 저술한 ‘사회성과연계채권(SIB) 활용방안: 자본시장을 통한 사회문제의 해결’에서 처음으로 제시되었다.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개념정의가 중요하다. 경제적 실질과 기존 법적 용어와의 정합성을 고려하여 용어를 만들었다. 당시에는 파생결합증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파생결합증권의 일종인 주가연계증권(ELS)을 고려하여 용어를 만들었다. 지금은 투자계약증권이라고 생각한다. 채무증권이 아님에도 채권이라고 한 이유는 한글 용어를 정하는 당시 시점에서 이미 Social Impact ‘Bond’라는 용어가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국제적 정합성을 맞추기 위함이었다.

원어 그대로 ‘사회영향채권’이라고 번역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SIB의 성과보상은 장기적 영향(Impact)이 아닌 객관적 성과(Outcome)에 연동되기 때문이었다. (참고로 SIB의 장기적 영향은 사업기획 시 고려하고 사업계획에 반영이 된다.) ‘Impact’를 ‘영향’으로 번역할 경우 의미가 와 닿지 않았다.”

사회성과연계채권이라는 단어는 무수한 고민의 결과물이었다. 당시 서울시 SIB 조례 제정 TF를 운영했던 팬임팩트코리아 곽제훈 대표는 “김갑래 박사님이 만든 명칭이 가장 정확한 의미를 내포했고, 제도화에 어울리는 이름이라 생각했다. 조례 초안을 작성할 때 박사님께 전화를 걸어 그 명칭을 쓰겠다고 말씀드렸고, 흔쾌히 동의해 주셨다”고 언급하였다.

향후 중앙정부 차원의 법률 제정에 대해서도 의견을 물었다.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중앙정부에서 관련 논의가 활발하다. 입법은 규제가 아닌 활성화하기 위한 법이어야 한다. 미국도 SIB 사업을 실시하기 위한 요건을 정하는데, 입법취지가 활성화 목적임에도 규제 목적인 것으로 혼동하기도 한다. 예산집행의 효율성, 통일적 규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통일된 법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공익재단도 투자를 통해 적극적으로 사회문제해결에 나설 수 있어야

그에게 우리가 미국에서 배울만한 법과 제도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공익재단 등이 임팩트 투자에 나서야 한다. 미국도 빌게이츠앤멜린다 재단 같은 큰손은 바이오 기업 등에 PRI(Program Related Investment)나 MRI(Mission Related Investment)라 하여 공격적인 공익성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도 1969년 조세개혁법 이전에는 공익재단이 목적에 맞는 사업을 거의 안하고 기업의 지배구조 확보수단으로 운영되었다. 그래서 매년 재단법인이 목적사업에 5% 이상을 지출하여야만 면세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5% 룰(rule)’을 만들었다. 지금은 PRI 및 MRI의 형태로 임팩트투자를 한 경우에도 5% 지출에 해당하는 것으로 간주해준다.”

아직 임팩트 투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한국에서는 SIB 투자자를 모집하기가 쉽지 않다. 박사가 언급한 ‘5% 룰’이 도입되어 공익재단이 적극적으로 임팩트 투자에 나선다면 투자자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의 투자은행들은 임팩트 투자를 지속가능한 수익원으로 생각

금융기관이나 기업도 임팩트 투자를 단순한 사회공헌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의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나 JP모건 등도 임팩트 투자를 지속가능한 수익원으로 생각하고 관련한 투자기법, 평가툴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임팩트 투자 생태계 조성이 중요한 이슈이다. 아마존 등이 클라우드 서비스로 생태계를 형성한 비즈니스 모델과 마찬가지의 접근방식이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뉴욕시의 소년범들이 수감된 라이커스섬 교도소의 재범률을 낮추기 위한 SIB에 960만달러(약 110억원)를 투자하였다. 비록 라이커스 섬 SIB가 성과지표 달성에 실패함으로써 투자금액의 일부를 잃었지만 언론홍보를 통한 이미지 제고 효과 등 투자한 금액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골드만삭스는 이후 유타주, 메사추세츠주, 시카고의 SIB에도 투자하였다.

 


▷김갑래 박사는?

Indiana University School of Law – Bloomington에서 법학석사와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미국변호사이다. 현재 자본시장연구원의 연구위원으로 주로 정부나 금융기관에 자문하고 연구보고서를 발간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자본시장을 연구하는 그가 사회적금융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2011년 세종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로 초청받아가게 되면서이다. 당시 대학원에서 AACSB(세계경영대학협의회)인증을 받는데 요건 중 하나가 기업윤리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사회책임투자, ESG(환경·사회·거버넌스)에 대해 강의를 하면서 지속가능한 금융에 대해서 가르쳤고, 2012년에 자본시장연구원으로 복귀한 후에 자연스럽게 사회적금융에 대해 연구하게 되었다,

2014년 서울시의회에서 SIB 운영 조례를 만들기 전에는 SIB의 국문표기가 사회영향채권, 사회혁신채권, 소셜임팩트본드 등으로 통일되지 못한 상태였다. 이후 서울시 SIB 조례 제정 TF에서 김갑래 박사가 제안한 ‘사회성과연계채권’이란 이름을 공식 국문명칭으로 확정하였다.

이밖에도 자본시장연구원의 사회적금융 포럼을 운영하고, 지자체 자문을 하는 등 국내 사회적금융 발전에 기여를 하였으며, 자본시장과 임팩트투자 시장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작성 : 김지선
팬임팩트코리아 / 사회성과보상사업 지방정부협의회 사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