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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B 이야기 6 : 국내 제1호 SIB 사업의 결과

[소셜임팩트본드 매거진 2019년 11·12월호]

 

서울시 제1호 SIB 사업의 결과

드디어 대한민국의 첫 SIB 사업으로 추진되었던 ‘서울특별시 아동복지시설 아동교육 사회성과보상사업’의 평가결과가 나왔다.

참고 : 서울시 제1호 SIB 사업 소개 링크

이 사업은 2019년 8월 말에 3년 간 진행된 수행기관의 프로그램이 종료되었으며, 평가기관은 10월에 SIB 사업 종합성과보고서를 서울시와 운영기관인 팬임팩트코리아에 제출하였다. 그리고 12월에 서울시는 심의위원회와 시의회 보고를 마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내 첫 SIB 사업의 결과는 대성공이다. 굳이 성공이라는 단어 앞에 ‘대’라는 말로 형용한 이유는 첫 SIB 사업을 도입하고 실행함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대 성과목표를 초과달성함으로써 최선의 결과로 마무리하였기 때문이다.

이 사업의 성과기준은 33%부터 성공 구간으로서 투자자에게 원금 외에 인센티브가 단계별로 지급되며, 42%는 최대 성과기준으로서 투자자에게 최대의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성과 기준>

구  분 성공인원 비율(x%) 투자 인센티브
최대 성과목표 42% ≤ x 약 25%
성공 구간 33% < x < 42% 단계별 인센티브
성공/실패 분기점 31% ≤ x ≤ 33% 0%
투자 손실 구간 10% < x < 31% 단계별 손실
실패 x ≤ 10% -100%
위는 계약서에 나온 성과보상 수식을 간단하게 재정리한 표임

 

서울시 제1호 SIB 사업은 평가 대상 수혜아동 중 52.7%가 성공함으로써 최대 성과목표를 10%p 이상 초과달성하였으며, 팬임팩트코리아는 서울시로부터 성과보상금을 지급받아 2019년 12월 24일,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약 25%의 인센티브를 상환하였다.

<전체 사업결과>

분  류 비율(%)
성 공 (인지기능 및 사회성 지표 모두 개선) 52.70
부분 성공 인지기능 지표 개선 9.46
사회성 지표 개선 27.03
실  패 10.81
합  계 100
위는 평가기관의 종합성과보고서에서 발췌한 표임

 

처음 사업을 개시할 때 시도해보지 않은 일이고, 지능을 향상시켜야 하는 사업의 난이도도 높은데다가 사회성을 함께 측정하는 복수지표까지 적용하여 원금만 주어도 성공일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운영기관으로서 SIB의 정착과 소외된 아동들에 대한 관심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수행기관도 성실하게 임해주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로써 오랜 시간 준비하고 진행했던 우리나라의 첫 SIB는 성공적인 사례로 남을 수 있게 되었으며, SIB는 물론 사업 주제의 정책 확산을 위해서도 좋은 근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추가 정보

사업 개시 후 계약에 의거하여 추후 확정되는 내용이 있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먼저 이 사업을 위해 선정한 수혜 아동은 101명인데, 계약에 따라 최종 평가 대상 아동은 74명으로 확정되었다. 수혜 아동 전원을 평가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업 종료 시점에 불가피하게 평가를 할 수 없는 인원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는 사람을 대상으로 장기간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일어날 수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애초에 이를 염두에 두고 계약서에 해당 내용을 반영해 두었다. 평가 제외자 중 참여의사를 변경한 인원은 12명뿐이며, 나머지는 원가정 복귀처럼 긍정적인 결과로 제외가 된 인원, 시설 이전과 퇴소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인한 인원들이다.

<사업 참여 아동 구분>

구   분 인 원

사업 참여자 : 101명

평가 제외자 프로그램 참여의사 변경 12명
원가정 복귀  9명
시설/거주지 이전  5명
기관 퇴소  1명
평가 대상자 74명

 

평가 제외자가 발생함에 따라 마지막 해에 계약에 따른 사업비 조정도 이루어졌으며, 운영기관은 투자자들에게 사업비 중 감액된 액수를 미리 돌려주었다.

참고로 이 사업의 평가 대상 인원이 줄어드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계약에 따라 사업비 조정이 이루어졌으며, 무엇보다 사업을 통해 창출되는 사회적 가치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또한 평가만 제외된 것일 뿐 그 아동들도 상당 기간 서비스를 제공 받았으며, 어느 정도는 문제 개선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실례로 거주지 이전과 같은 이유로 어쩔 수 없이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 아동의 보호자가 이후에도 동일하게 서비스를 지속해달라는 요청을 하는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는데, 이는 사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루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론 가급적 평가 제외자가 적어 최대한 많은 인원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기에 팬임팩트코리아는 이번 사업의 경험을 토대로 다른 SIB 사업을 기획할 때는 평가 제외 인원을 최소화하거나 중도 충원 방식을 도입하는 등의 방안을 만들어 반영하였다.

 

기대하는 변화

일단 이 사업에는 결과와 관계없이 지니고 있는 중요한 의미들이 있다. 국내 또는 아시아의 첫 SIB 사업이라는 상징성 외에 실질적인 변화의 시발점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 사업을 계기로 국내 다른 지자체나 중앙부처도 SIB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새로운 정책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SIB 조례를 제정한 지자체들도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국회에서는 SIB 활성화를 위한 법안이 다수 발의되었다. 성과측정을 통해 검증된 해결책과 실질적 성과에 대해 보상하는 이 시스템은 점진적으로 제도와 정책, 시장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와 같이 SIB 사업의 시도 자체가 만든 변화도 있지만 첫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됨으로써 기대하는 변화들도 있다.

먼저 오랫동안 정책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었던 경계선지능 아동에 대한 관심 제고이다. 경계선지능 아동들은 지적 장애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에 있을 뿐인데, 단지 장애로 분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어 성인이 된 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인지능력이 점점 하락하여 결국에는 지적장애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동공동생활가정이나 보육원 같은 복지시설에 거주하는 경계선지능 아이들의 경우 문제가 발견될 경우 보통의 가정과 같은 집중적인 지원을 받기 어려운 환경에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 사업의 성공을 계기로 이러한 아이들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기울여 앞으로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번 SIB 사업은 특별한 아이들에게 심리·정서 회복, 인지·학습 능력 향상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제공한 결과 개선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다음으로는 SIB의 유용성에 대한 인식 확대와 사업의 확산이다. 사실 SIB는 프로그램의 성공 또는 실패와 상관없이 그 자체로 유용한 수단이다. 사업이 성공하면 모두에게 유익한 일이고, 만약 실패하더라도 세금의 낭비 없이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큰 규모의 첫 SIB 사업이 실패로 끝났지만 프로그램의 효과와 SIB의 유용성을 명확히 분리해서 이해하고 더 많은 사업을 도입한 결과 현재는 영국 다음으로 많은 SIB를 실행하는 국가가 되었으며, 2018년도에는 SIB 활성화를 위한 연방법까지 제정하였다.

이와 같은 SIB의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 처음 SIB를 도입할 때 내가 수없이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는 첫 사업은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하면 한국인의 정서상 SIB가 더는 확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었다. 나도 한국인의 조급한 성향을 알고 있어서인지 SIB의 이점을 말하면서도 내심 부담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다. 만약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기존의 사업 방식들과 다른 SIB의 장점을 알리고 더욱 분발할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첫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났기 때문에 커다란 짐을 하나 덜어내었으며, 이 사업이 하나의 좋은 예시가 되어 SIB의 확산에 좋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도와준 이들에 대한 감사

사업이 성공했다는 결과를 받고난 뒤 그동안 도움을 주었던 많은 사람들이 떠올랐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던 팬임팩트코리아와 함께 했던 사람들, 외부에서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고 응원해준 이들, 그리고 사업에 참여한 투자자들과 수행기관, 평가기관 등 많은 이들이 함께 해주어 사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사실 오랜 시간 말도 못하게 힘든 난관들이 많았고, 방해하며 끌어내리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도움을 주는 이들이 있었기에 견디고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도와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첫 사업은 종결되었지만 이제 새로운 시작의 기반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이 사업의 결과뿐 아니라 지금까지 쌓은 경험과 지식은 더 많은 SIB를 실현하고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유용한 기반이 될 것이다. 앞으로 더욱 많은 이들이 우리를 돕고, 우리도 그들을 도와 이와 같은 청사진을 실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성 : 곽제훈
팬임팩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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