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임팩트본드 매거진 2020년 3·4월호]

지난 2월 10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사회성과보상사업 지방정부협의회의 특별회원으로 가입하여 협의회와 함께 하게 되었다. 특별회원의 자격은 정부나 공공기관, 또는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에게 주어지며, 모금회는 행정안전부에 이어 두 번째 특별회원이 되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사랑의열매’로도 잘 알려져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에 따라 1988년에 설립된 법정 전문모금·배분기관이며, 다양한 지원 사업을 실시하며 나눔의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번 소셜임팩트본드 매거진에서는 모금회에서 SIB 사업의 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나눔사업본부 배분기획팀 이영주 팀장과 고성은 담당을 인터뷰하였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지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이영주 팀장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첫 직장이었는데 이곳에 몸담은 지 어느새 17년이나 되었다. 지금은 배분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배분기획팀은 배분에 관련한 제도를 개선하는 업무와 혁신사업 등 주요한 사업을 기획·시범운영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배분기획팀의 주요한 사업으로는 배분 영역의 확대를 위해 새롭게 시도하는 SIB 투자와 초기 비영리단체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비영리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사업’ 등이 있다.

고성은 담당

저 역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첫 직장이다. 올해로 4년차가 되었고 현재 SIB와 ‘비영리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인큐베이팅 사업은 아직 기관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미설립 상태의 팀이나 설립 후 3년 미만의 단체를 대상으로 아이디어의 실현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현재 공모를 통해 6개 팀을 선정한 상태이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영주 팀장(왼쪽)과 고성은 담당(오른쪽)

 

오랫동안 모금회는 우리나라 나눔문화 조성과 복지사업 확산에 큰 역할을 해왔고, 캠페인의 상징인 ‘사랑의 열매’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성장하였다. 이러한 모금회가 최근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기 시작하고 지자체 SIB 사업에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을 결정하였는데, 이와 같은 변화를 시도하게 된 계기를 설명해 주시기를 바란다.

2018년 11월, 모금회는 20주년을 맞아 비전 2030을 수립하였고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 학계, 현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였다. 그동안 많은 기부금으로 도움이 필요한 다수의 기관과 개인들을 지원하는 본업에 충실하였지만, 사회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데에 있어서는 부족했다는 평가 또한 있었다. 급변하는 환경의 변화에 발맞추어 다양한 배분사업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고, 해결방안 중 하나로 SIB 사업이 논의되어 이번에 투자를 결정하게 되었다.

배분사업에 ‘투자’라는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려다 보니 기존의 구조로는 풀어낼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전통적인 모금회의 배분대상은 비영리 조직인데, SIB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비영리 조직이 아닌 SIB 운영기관에 배분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회규를 개정하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배분방식에 대해 사무처 내부, 위원회와 논의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모금회 내부에서 SIB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정책적인 기반이 마련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SIB 사업을 경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무엇을 더 할 수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지를 찾아내야 한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기에 사업을 해 나가며 개선해야 할 지점들이 계속 생기겠지만 가보지 못한 길을 가는 마음으로 즐겁게 해보려고 한다.

 

모금회에서 서울시의 두 번째 SIB 사업인 ‘서울특별시 청년 실업 해소 사회성과보상사업’에 투자하기로 하였는데, 이를 결정하게 된 이유를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SIB 사업 참여를 위해 모든 지자체 SIB 사업들을 검토하였다. SIB 사업의 특성상 성과는 어느 정도 명확한 사업들이었기에, 사업주제에 관한 고민이 컸다. 모금회는 2016년부터 니트(NEET) 청년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청년문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그리고 모금회가 설립된 지 20년이 되면서 지원을 받았던 아이들도 이제 성인이 되었는데, 어려운 과정을 거쳐 성인이 된 아이들에게 기성세대만큼의 기회가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또한 서울시와 팬임팩트코리아의 이번 SIB 사업은 그간 일자리 사업에서 단기적인 사업기간이나 소득위주의 접근방식을 어느 정도 보완한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최근 모금회에서 SIB와 관련한 지자체 협력기구인 ‘사회성과보상사업 지방정부협의회’에 특별회원으로 신규 가입을 하였다. 이는 행정안전부에 이은 두 번째 특별회원 가입 사례가 되었는데, 지자체와 어떠한 방식으로 협력하고자 하시는지 알려주시길 바란다.

특별회원으로 받아준 협의회 회원분들께 감사드린다. 모금회는 그간 일시적 회의체에 참여한 적은 많았지만 특별회원으로 가입한 것은 협의회가 처음이다. SIB 사업에 대한 사업 경험은 부족하지만, 모금회가 갖고 있는 다수의 배분사업 운영 경험으로 지자체의 SIB 사업 추진에 있어 기획 단계에서 함께 논의하거나 투자자로 참여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기업이나 민간이 투자자로 참여하는데 있어 모금회가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SIB, 사회투자, 사회적금융 등 국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새롭게 확산되는 개념들이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모금회에서 고려하시는 미래 계획을 말씀해주시기 바란다.

각각의 개념들은 다르지만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방법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모금회에 기부하는 다수의 기부자들은 ‘어려운 분들께 직접’ 지원되는 방식을 선호한다. 그 방법도 여전히 유효하지만 배분을 하는 중간지원조직으로서 좀 더 근본적인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필요한데, 다수의 기관들은 부여받은 임무를 충실히 해야 하는 상황으로 새로운 시도나 도전은 현 상황에서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3%의 소금이 바닷물의 농도를 유지하며 물이 썩지 않게 만들어주는 것처럼 모금회도 작게나마 사회문제해결을 위해 시도되는 새로운 방식에 대해 연구하고 적용해보려는 노력들을 꾸준히 하게 될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사회성과보상사업 지방정부협의회 회원 지자체 및 SIB에 관심이 있는 기관 등에 하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이영주 팀장

모금회에서 어떤 SIB 사업에 참여할지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아직 SIB 방식의 사업 선택지가 많지 않다보니 사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일정 부분 제약이 있었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도 그 지역의 상황을 잘 반영해 기획된 사업이 있다면 투자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환경이나 여건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반이 잘 만들어지면 좋겠고 기획부터 실행까지 잘 될 수 있도록 팬임팩트코리아나 협의회가 같이 협력해서 좋은 환경을 조성하면 좋겠다. 작더라도 성공의 경험이 축적된다면 SIB 사업이 좀 더 활성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금으로 모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지방정부에서도 지역 여건에 맞는 사업들이 기획, 실행될 수 있도록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얼마 전에 팬임팩트코리아와 서울시가 함께 했던 ‘경계선지능 아동교육 SIB 사업’이 성공적으로 종료되었는데, 서울시 1호 SIB 사업은 정말 도움이 필요한 경계선지능 아동들에게 꼭 필요했던 사업이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모금회에서도 올해 경계선지능 아동을 위한 전국 사업을 복권기금 사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경계선 아동들을 위해 학습, 정서, 일상생활 등 맞춤지원을 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고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해당 아동들에게 맞춤 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이다.

고성은 담당

SIB 사업의 참여자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SIB 사업이라는 개념 자체가 어려워서 투자자들의 참여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대학을 다닐 때 SIB에 대해 공부한 적이 있다. 동아리에서 사회성과보상사업에 관한 글을 작성하고 인터뷰를 하여 잡지에 싣기도 하면서 SIB에 대한 개념을 알게 되었다. 당시에는 개념이 복잡하고 특이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지금 이 일을 하게 되어 매우 신기하다.

사회복지분야에서 일을 하다 보니 SIB 사업의 필요성이 많이 와 닿는다. 쉽게 할 수 없는 것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한 많은 민간 주체들이 더 어려운 사회문제와 어려운 솔루션을 가볍게 시도해볼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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